mobile background

 우리의 노동이 보편이 될 때까지 -

한국여성노동자회

보도자료 · 성명 · 논평


보도자료[사후보도자료] 시대를 역행하는 차별, 가사노동자 상병수당 배제 중단하라

2026-09-11
조회수 286

[사후보도자료]

가사노동자도 노동자다! 

시대를 역행하는 차별, 상병수당 배제 중단하라 

모든 가사노동자 노동권 보장 연대(준), 9월 11일 기자회견 개최

“가사노동자를 상병수당에서 배제해서는 안 돼”

ㅣ수   신ㅣ각 언론사 사회부, 여성, 노동담당 기자
ㅣ발   신ㅣ모든 가사노동자 노동권 보장 연대(준)

(집행위) 한국노총 가사·돌봄 유니온,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민우회, 일하는여성아카데미, (사) 한국가사노동자협회, 노동자권리연구소,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조직위) 한국YWCA연합회, 수원여성회, 대구여성노동자회, 전북여성노동자회,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서울여성노동자회, 사)경주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노동자회, 부천여성노동자회, 인천여성노동자회, 부산여성회, 수원여성노동자회

 | 담   당ㅣ한국여성노동자회 배진경 (02-325-6822)

ㅣ제   목ㅣ가사노동자도 노동자다!

시대를 역행하는 차별, 상병수당 배제 중단하라

 ㅣ발신일ㅣ2026년 9월 11일 (금)
 
  • 정부가 2027년 상병수당 본사업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모든 가사노동자 노동권 보장 연대(준)’(이하 ‘가사노동연대’)는 9월 11일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사노동자를 상병수당에서 배제하는 정부의 방침을 철회하고, 모든 노동자에게 동등한 사회보장을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

 

  • 상병수당은 노동자가 질병이나 부상으로 일을 할 수 없을 때 소득을 보전해 ‘아파도 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다. 그러나 현재 추진되는 제도에서는 65세 이상 노동자가 대상에서 제외될 뿐 아니라, 현행 근로기준법상 ‘가사사용인 적용제외’ 조항으로 노동법과 고용산재보험의 보호에서 배제되어 온 가사노동자 역시 상병수당에서 배제될 우려가 있다. 이는 기존의 제도적 배제를 새로운 사회보장제도에서도 반복하는 것이다.

 

  • 가사노동자는 특히 여성과 고령 노동자가 다수를 차지한다. 국내 돌봄가사 노동자의 94.1%가 여성이고, 60대가 42.6%로 가장 많으며 65세 이상도 28.2%에 달한다. 그러나 충분하지 않은 노후소득과 노동시장의 성별 불평등으로 인해 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고령에도 생계를 위해 일을 계속하고 있다.

 

  • 국민연금연구원에 따르면 2025년 4월 기준 60세 이상 여성 국민연금 수급자의 월평균 수급액은 남성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며, 수급률 역시 남성 4%, 여성 41%로 여성이 낮다. 이러한 격차는 성별 임금격차와 고용 불안정, 돌봄으로 인한 노동시장 이탈과 저임금·비공식 고용 등 구조적 불평등이 누적된 결과이다.

 

  • 가사노동자는 노동법과 사회보험에서도 오랫동안 배제되어 왔다.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의 ‘가사사용인 적용제외’ 조항에 따라 대다수 가사노동자는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가입에서도 배제되어 있다. 2021년 「가사근로자법」이 제정되었지만 정부 인증기관에 고용된 가사근로자에게만 적용되어, 전체 가사노동자의 1~2%만이 그 보호를 받고 있다. 결국 대부분의 가사노동자는 일하다 다치거나 질병을 얻어도 충분한 보상과 사회적 보호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 이러한 상황은 국제인권규범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이 비준한 「경제적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은 공정하고 우호적인 근로조건 및 사회보장에 관한 권리를 차별 없이 보장하도록 하고 있으며, 유엔 사회권위원회는 2017년 대한민국에 사회보장권을 전 분야로 확대하고 가사노동자에게도 노동권을 법적으로 보호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국제노동기구(ILO) 차별협약 전문가위원회는 여성이 다수를 차지하는 산업이나 직종을 노동법 적용에서 제외하는 것이 간접차별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이에 가사노동연대는 “우리 사회는 가사노동에 의존하면서도 정작 가사노동자에게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사회보장제도의 확대가 기존에 제도 밖에 있던 가사노동자를 또다시 배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 또한 가사노동연대는 정부에 ▲65세 이상 노동자에 대한 상병수당 배제 방침 철회 및 상병수당 지급 ▲가사노동자에 대한 상병수당 차별 중단 및 다양한 취업 증명자료 인정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의 ‘가사사용인 적용제외’ 조항 삭제 ▲유엔 사회권위원회 권고와 ILO 차별금지 의무 이행 및 가사노동자에 대한 동등한 노동법적사회보장적 권리 보장을 요구한다.

 

  • 가사노동연대는 “가사노동자도 노동자”라는 원칙 아래 모든 가사노동자가 온전한 노동자로 인정받고 동등한 사회보장을 누릴 때까지 지속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다.
 

[첨부 1 기자회견 개요]

 

□ 기자회견명 : 가사노동자도 노동자다! 시대를 역행하는 차별, 상병수당 배제 중단하라 

□ 일 시 : 2026년 9월 11일 13:30

□ 장 소 : 서울시청 앞 광장  

□ 주 최 : 모든 가사노동자 노동권 보장 연대(준)

□ 기자회견 순서

  • 사 회: 배진경(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 모두발언: 최영미(한국가사돌봄 유니온 위원장)
  • 발 언: 김명숙(가사돌봄유니온 지회장)
  • 발 언: 천지선(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 기자회견문 낭독

 

840_3593913_1789111059919114735.jpg

■ 모두발언 : 최영미(한국가사·돌봄 유니온 위원장)

 

지난 5월 정부는 제3차 사회보장기본계획 수정계획을 통해 상병수당 제도화를 공표했습니다. 이는 한국의 사회보장 역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매우 중요한, 새로운 사회보장제도의 도입입니다. 나아가 근로계약 체결자뿐 아니라 노무제공자, 자영업자 등까지 대상을 확대함으로써 다른 나라에 비해 진일보한 정책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를 여는 사회보장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사각지대가 존재합니다. 그 대표적인 영역이 가사노동자입니다. 

첫째, 현재 가사노동자 20-30만 명 중 가사근로자고용개선법에 의해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람은 약 3천명으로 1-2%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노무제공자’도 ‘자영업자’도 아닌 말 그대로 ‘비공식 노동자’이고 우리나라 법률로 말하면 ‘가사사용인’입니다. 심지어 정부의 사회서비스노동자 가운데 산모신생아건강관리사도 다수가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가사사용인’입니다. 우리가 원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정부는 다양한 직종을 ‘노무제공자’의 범주에 넣어 고용, 산재보험을 적용하고 있지만 가사사용인은 완전히 배제되어 있습니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상병수당 제외로 고스란이 옮겨가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 65세 이상 취업자 적용 제외입니다. 26년 상반기 고용동향을 보면 60세 이상의 취업자가 가장 많이 증가했고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과 가구내 고용이 포함되어 있는 기타업에서 가장 많이 증가했습니다. 거칠게 말해서 우리나라의 고용을 견인하는 사람들은 돌봄서비스에 종사하는 60세 이상 여성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초고령사회에 시니어들의 취업을 촉진하는 것은 정부의 책무인데도 65세가 넘었다고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연령차별이기도 합니다.

셋째, 가사노동자들은 유급휴가도 무급휴가도 없습니다. 일을 쉬면 그 날의 소득과 일자리가 몽땅 날아가는 것입니다. 대기기간 7일은 우리에게 한 달 급여의 1/3에 맞먹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으면 다시 일을 나갑니다. 대기기간은 당연히 축소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강력히 항의합니다. 

2021년 고용보험법 개정으로 노무제공자 조항 신설, 2022년 상병수당 시범사업, 그리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7년 동안 정부는 사각지대를 파악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습니까? 2021년 가사근로자고용개선법 제정 전후로 가사노동자 이슈가 사회화되었는데도 이를 방기했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정부의 노동보호정책이 확대될수록 차별이 확대된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73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가사노동자 차별이 이제 100년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입니까?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현장은 가사노동자 상병수당 적용에 대한 지혜와 현실적 방안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현장 단체들과 힘을 합쳐 내년 하반기 제도 도입 전에 가사노동자에 대한 적용방안을 구체화해야 합니다. 

구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840_3593913_1789111140173019811.jpg

■ 발언 : 김명숙(가사`돌봄유니온 지회장)

 

안녕하십니까 저는 가사`돌봄유니온 지회장 김명숙입니다. 

 

저는 가사관리사로 일을 한 지 4년째입니다. 내게 맞는 직업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일을 해 고객들도 저를 찾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5월 어지럽고 메스꺼운 현상이 계속되어 도저히 일을 하기가 어려워 병원에 갔더니 이석증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병원에서는 두 달은 쉬어야 한다고 했는데 쉬면 당장 수입이 끊기기 때문에 한달 정도 쉬고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계속 어지러워 예전만큼 일을 하기 어렵습니다.

노조에서 상병수당이 도입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매우 반가왔습니다. 치료기간 동안 어느 정도 생계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해서 일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청천벽력처럼, 65세 이상은 적용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는 62년생으로 내년이면 65세가 됩니다. 4년 동안 열심히 일을 해왔고 앞으로도 5년은 더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일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나이 때문에 국가의 도움에서 빠진다는 것은 엄연한 차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동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관리사는 퇴근하다 낙상사고로 허리와 무릎을 다쳤는데, 참고 일하다가 악화되어 병원을 가니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1차 수술을 했는데 부작용으로 2차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도저히 병원비를 마련할 수 없어 고통을 받던 끝에 다행히 가사`돌봄유니온의 도움으로 녹색병원의 진료비 지원을 받아 급한 불을 끌 수 있었습니다. 

또 한 분은 플랫폼에서 일을 했는데 분리수거를 하러 갔다가 미끄러져 넘어져 심각한 팔목 골절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플랫폼업체는 근로계약이 아니니 산재 처리가 불가하다고 하여 본인 돈으로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분도 다행히 녹색병원과 연결되어 치료비 일부를 도움받았지만 치료받는 동안 수입이 없었기 때문에 조금 낫자마자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국가의 사회보장은 평등해야 합니다. 시범사업에서도 상병수당이 특히 가장 취약한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열심히 일하는 가사노동자들입니다. 집안살림을 하고 자녀를 양육하고 나이가 들어 이 일을 시작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나이가 많다고 해서 제외시켜서는 안됩니다. 고용, 산재보험 가입자가 아니라고 제외시켜서는 안됩니다. 가입시켜주지 않은 것은 정부 아닙니까.

 

구호 하나 외치고 마치겠습니다.

 

모든 가사노동자에게 상병수당 지급하라!

연령 차별 금지! 65세 이상 가사노동자에게도 상병수당 지급하라!

 

 

840_3593913_1789111198335681043.jpg

■ 발언 : 천지선(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근로기준법은 1953년 제정 당시부터 제11조 제1항 단서에서 "가사 사용인"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 왔고, 이 조항은 지금도 살아 있습니다. 2022년 가사근로자법이 시행되면서 일부가 노동자로 인정받았지만, 그 법의 적용 대상은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증을 받은 제공기관과 근로계약을 맺은 사람으로 한정됩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노동법의 보호를 받는 가사노동자는 전체의 1%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상병수당에 관하여, 정부는 시범사업을 마치고 2027년 하반기 전국 단위 본사업 전환을 목표로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50조는 "공단은 이 법에서 정한 요양급여 외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임신ㆍ출산 진료비, 장제비, 상병수당, 그 밖의 급여를 실시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 조항은 급여의 대상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한정하지 않았고 구체적 범위를 대통령령에 맡겨 두었습니다. 가사노동자는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는 가입자입니다. 보험료는 내면서 급여에서만 빠지는 구조를 만들 근거가 이 법 어디에도 없습니다. 대상을 좁힌 것은 법률이 아니라 하위법령입니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안은 지급 대상을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중 일정 요건을 갖춘 취업자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요건은 다른 사회보험에 가입되어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가사노동자는 그 기준을 통과할 수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근로기준법 단서에 더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은 가구 내 고용활동을 적용 제외 사업으로 두었고, 고용보험법 시행령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상병수당이 그 결과를 자격 요건으로 삼으려 합니다. 가사노동자는 상병수당 심사에서 탈락하는 것이 아닙니다. 심사대 앞에 서지도 못합니다. 새로 만드는 제도에 낡은 벽을 그대로 옮겨 세우는 일입니다.

정부는 이들의 취업 상태를 증명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소개소를 통해 일하는 분들은 이용 가정과 맺은 계약과 매달 들어오는 입금 기록이 있습니다. 앱을 통해 일하는 분들은 언제 어느 집에서 몇 시간을 일했는지가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자료가 없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자료로 인정할지 정해두지 않았을 뿐입니다.

많은 가사노동자분들이 아파도 쉴 수 없습니다. 그래서 병을 키우기도 합니다. 쉬면 그날 수입이 없어지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집 일감을 영영 잃기 때문입니다. 아파도 나가는 것이 이분들에게는 생존입니다. 상병수당은 바로 이런 상황을 막으려고 만드는 제도입니다. 그 제도에서 이분들이 빠진다면, 무엇을 위해 만드는 제도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도 설계 과정에서 검토되어야 할 지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상병수당 수급 자격을 고용보험이나 산재보험 가입 여부에 연동한다면, 다른 법의 사각지대가 그대로 상병수당의 사각지대가 됩니다. 상병수당은 건강보험 재원으로 운영되는 별개의 급여이므로 그럴 이유가 없습니다.

취업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는 다양하게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용계약서, 소개기관 확인서, 보수 입금 내역, 앱의 서비스 제공 기록이 모두 인정되어야 합니다. 다만 이용 가정의 확인을 신청 요건으로 삼는다면, 일감이 끊길 것을 걱정해 아무도 신청하지 못합니다. 신청할 수 없는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 제도와 같습니다.

65세 미만이라는 연령 요건 하나만으로 가사노동자 상당수가 통째로 배제됩니다.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나아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 시행령을 개정하며 가구 내 고용활동을 적용 제외로 두는 규정도 함께 정비하여야 합니다. 이 규정이 남아 있으면 다른 직종이 보호를 받게 되어도 가사노동자만 다시 빠집니다.

법은 급여를 실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할 수 있다는 말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정부가 결단하면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결정은 정부의 몫입니다. 가사노동자들은 70년을 기다렸습니다. 이번에도 빠진다면 그것은 누락이 아니라 의도된 차별입니다.

 

 

840_3593913_1789111277170449323.jpg

■ 기자회견문


가사노동자도 노동자다! 시대를 역행하는 차별, 상병수당 배제 중단하라!

   

정부가 2027년 상병수당 본사업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그 설계는 시작부터 누구를 보호하고 누구를 밀어낼 것인지의 문제를 드러낸다. 65세 이상 노동자를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방침, 그리고 근로기준법 '가사사용인 적용제외' 조항으로 인해 애초에 고용보험·산재보험 가입 자체가 봉쇄되어 있는 가사노동자들이 구조적으로 제외된다. 우리는 오늘 이 이중, 삼중의 배제를 규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고령 여성 노동자인 가사노동자

국내 돌봄·가사 노동자 중 여성은 94.1%에 이른다. 60대가 42.6%로 가장 많고, 65세 이상도 28.2%에 달한다. 가사노동자는 평생 가정을 돌보고, 아이를 키우고, 노인을 부양하며 사회적 재생산을 떠받쳐 왔다. 지금도 생계를 위해 일하고 있다. 

 

왜 고령 여성은 계속 일하는가

고령 여성노동자는 노후소득이 충분하지 않다. 국민연금연구원에 따르면 2025년 4월 기준 60세 이상 국민연금 수급자 여성의 월평균 수급액은 남성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또한, 수급률도 여성이 남성보다 낮다(남성 55.4%, 여성 41%).

이 격차는 우연이 아니다. 노동시장의 성별 임금격차와 고용 불안정, 그리고 사회보장 보호체계의 제도화된 차별이 고스란히 연금수급에서 성별 격차로 이어진다. 여성이 육아와 돌봄을 이유로 노동시장에서 밀려나거나 불안정·저임금·비공식 고용에 머물러 온 결과이다. 국민연금연구원은 이 격차의 72.5%가 개인적 요인이 아닌 구조적 불평등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평생 돌보는 일을 하고, 사회적 돌봄(안전망)에서 배제 당했다.

무급으로든 유급으로든, 여성 그리고 가사노동자는 평생 돌보는 일을 해왔다. 우리 사회의 재생산은 즉, 다음 세대를 길러내고 아픈 이를 돌보고 노쇠한 이를 부양하는 일은 이들의 노동에 빚지고 있다. 사회는 가사노동자에게 돌봄을 의존하면서도 정작 그 노동자에게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사회구조적 모순이자 제도적 기만이다. 그 기만의 핵심 축이 바로 근로기준법 제11조 '가사사용인 적용제외' 조항이다. 가사노동자는 애초에 고용보험·산재보험에 가입할 길조차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 문제를 시정하기는커녕, 새로운 사회적 안전망 도입에서 가사사용인과 65세 이상을 제외함으로써 차별의 겹을 더 높이 쌓으려고 하고 있다. 

 

일하다 다쳐도, 아파도 가사노동자는 방치되었다.

2021년 「가사근로자 법」이 제정되었다. 그러나 이 법은 정부 인증기관에 고용된 가사근로자에게만 적용되며, 그 수는 전체 가사노동자의 1~2%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여전히 근로기준법상 '가사사용인'으로 분류되어 노동자 인정도 받지 못한 채,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에 가입조차 안된다. 

가사노동자는 일하다 다치거나 병을 얻어도 아무런 보상이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상병수당의 문 앞에서 차별과 배제의 설움이 짙어지고 있다. 

우리 사회의 사회보장은 꾸준히 확대되어 왔지만, 가사노동자에게 그 발전은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가사노동자는 늘 그 바깥에 남겨져 왔다. 제도가 확대될수록, 오히려 그 바깥에 서 있는 가사노동자의 배제와 차별은 더욱 선명해진다. 기존의 제도적 배제가 새로운 배제의 근거가 되어서는 안된다.

 

국제 사회도 이미 차별 시정의 답을 내렸다.

대한민국이 1990년 비준한 「경제적, 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사회권규약)은 '공정하고 우호적인 근로조건 및 사회보장 권리'가 가사노동자에게도 차별없이 주어져야할 권리라고 분명히 하고 있다. 유엔 사회권위원회는 2017년 대한민국 정기 보고 최종견해에서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를 전 분야에 확대 적용할 것'을 촉구하고 가사노동자에도 '저하되지 않은 수준의 노동권'을 법적으로 보호하도록 시정을 권고했다. 

대한민국이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 차별협약(C.111) 전문가위원회는 “여성이 다수인 산업이나 직종을 노동법 적용에서 제외하는 것은 간접차별이 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유럽사법재판소는 2022년 스페인의 가사노동자 실업급여 적용 제외를 간접차별로 판단했다. 여성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분야를 노동법과 사회보장체계에서 배제하는 것이 성별에 기반한 간접차별이라는 인식은 이미 국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민소득은 선진국을 향해 가면서, 여성이 대다수인 가사노동은 여전히 법 밖에 방치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와 유사한 인구 규모의 고소득 국가들은 이미 대부분 가사노동자(개인/가정고용 포함)를 노동권의 주체로 인정하고 사회보장을 적용하고 있다(독일, 영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우리의 요구

국가는 가사노동자에 대한 법적 보호를 확대해야 할 책무를 지닌 주체다. 그러나 그 책무를 다하기는커녕,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래 70년 넘게 이어진 차별을 그대로 방치한 채 상병수당이라는 새로운 사회보장 제도에서마저 이들을 밀어내려 하고 있다. 이는 시대를 역행하는 차별이며, 우리는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65세 이상 노동자도 노동자다. 정부는 나이를 이유로 한 상병수당 배제 방침을 즉각 철회하고, 65세 이상 노동자에게도 상병수당을 지급하라!

 

하나, 가사노동자 상병수당 차별을 즉각 중단하라! 다양한 취업 증명자료를 인정하라!

 

하나, 모든 노동관계법에서 '가사사용인 적용제외' 조항을 즉각 삭제하라! 4대 보험 가입 봉쇄당한 것도 서러운데, 상병수당까지 배제할 셈인가.

 

하나, 정부는 유엔 사회권위원회의 권고 및 국제노동기구 차별금지 의무를 이행하여 가사노동자에게 다른 노동자와 동등한 노동법적·사회보장적 권리를 보장하라. 

 

가사노동자도 노동자다. 우리는 오늘의 이 자리를 시작으로, 모든 가사노동자가 온전한 노동자로 인정받고 동등한 사회보장을 누리는 그날까지 싸워나갈 것이다.

  

2026년 9월 11일 

모든 가사노동자 노동권 보장 연대(준)

 

한국노총 가사·돌봄 유니온,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민우회, 일하는여성아카데미, 

(사) 한국가사노동자협회, 노동자권리연구소,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한국YWCA연합회, 수원여성회, 대구여성노동자회, 전북여성노동자회,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서울여성노동자회, 사)경주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노동자회, 부천여성노동자회, 인천여성노동자회, 부산여성회, 수원여성노동자회  

840_3593913_1789111367681255867.jpg
한국여성노동자회
kwwa@daum.net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162-5 3층 한국여성노동자회
homepage-snsB.pngfacebook-snsB.pnginstagram-snsB.pngyoutube-snsB.png
0 0

한국여성노동자회는 공익법인 의무 이행을 준수하며,

이에 따라 공익 위반 사항 관리·감독 기관을 안내함


Tel. 02-325-6822 | kwwa@daum.net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 162-5 (서교동, 3층) (04031)

(사)한국여성노동자회 | 대표 : 배진경

사업자등록번호 113-82-03634


부설조직 |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자매조직 | 전국여성노동조합, 일하는여성아카데미

ⓒ 2022 한국여성노동자회 All rights reserved. SITE BY 밍갱